



#980000

힐다 R. 워커
Hilda Raven Walker
178cm/평균
그리핀도르
느릅나무 / 유니콘의 털 / 9인치 / 탄력있고 단단함
하얗고 밝은 색의 지팡이. 겉은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으며, 광택이 흐르는 지팡이의 겉면에는 목재의 무늬가 고급스럽게 드러나 있다.
마법을 쓰기 전이면 항상 지팡이 끝을 만지작거리는 버릇 탓에 끝 부분이 닳아 그 부분만은 광택이 잘 나지 않았지만, 철저한 관리 덕에 다른 부분은 처음 샀을 때처럼 깔끔했다.
힐다가 3학년 때부터 쓰기 시작한 지팡이. 2학년이 끝난 방학에 원래 쓰던 흑단나무 지팡이가 완전히 박살이 나는 바람에, 개학 직전에 새로 맞춰야만 했다고.
지금은 새 느릅나무 지팡이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흑단나무 지팡이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여성
영국인
혼혈
03.29.
7학년 / 17세
뭐 고민이라도 있어?
혼자 끙끙대지 말고 말해봐. 들어줄게.


힐다는 마치 석탄을 보는 것만 같은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졌고, 마치 피를 보는 것처럼 날카로운 붉은 색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칼은 꽤나 흔히 보이는 머리였지만, 눈빛마저 그렇게 흔한 색은 아니겠지. 빛을 반사하며 차갑게 빛나는 붉은 색을 보고 있자면, 그 자극적인 색 아래에 회색 빛이 문득 보이곤 했다.
눈 아래에 점 하나, 그리고 입 아래에도 점이 하나. 핏빛이 도는 눈 색과 얼굴에 점이 두 개나 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녀의 외모는 달리 특출나게 눈에 띄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 누가 보아도 중성적이라 할 수 있을법한 분위기가 그나마 눈에 띈다면 띄는 점일까.
힐다는 날개죽지를 모두 덮어 허리에 이르는 길다랗고 새카만 머리카락을 대충 잡아 하나로 올려 묶었다.
어디까지나 대충대충, 설렁설렁 묶어만 둔 것이기에 딱히 정리된 느낌이 없었으나, 아니, 솔직히 말하면 차라리 풀고 다니는게 어떨까 싶을 정도였으나, 그녀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망토도 대충대충, 넥타이도 설렁설렁. 힐다가 교복을 입는 모양새는 그녀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지.
힐다의 눈꼬리는 꽤나 올라가 있어 사나워 보일 수도 있겠으나, 미소를 지을 때마다 눈매와 입매가 둥글게 휘어졌기에 보통의 경우에는 힐다는 그리 사나워 보이지는 않았다.
힐다의 인생을 스쳐 지나갔던 몇몇 사람들은 그녀에게 까마귀를 닮았다 말했고, 또 다른 몇몇 사람들은 까마귀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 그래, 웅크린 레이븐과 닮았다고 말했던가.
힐다는 전자부다는 후자의 평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
@__DEXT
.png)
성격
[ 여유로운... 나태한? ]
날카로운 인상과는 전혀 딴판으로, 힐다는 세상 만사에 태평스러웠고 그 어떤 때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물론 이 여유라는 것이 너무 지나쳐서 공부도 게을러, 과제도 게을러, 온갖 것에 게으르고 나태한 태도를 취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넉살스러움 덕에 그리핀도르 기숙사에서만큼은 나름대로 잘 포장되었다던가. 물론 그 포장된 평판으로 교수님들도 설득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지는 못한 덕에 그녀는 가끔 교수님들의 뾰족한 시선을 받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야 했다.
말을 거는 그 자신마저도 힐다의 여유로움이 전염될 것 같은 넉살에, 힐다는 친구들의 좋은 고민 상담 상대가 되어주고는 했다. 그녀의 입가에서는 여유가 떠날 일이 없었으며,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황에서도 힐다는 분노를 먼저 터뜨리기보단 자연스럽게 감정의 폭포를 흘러넘기는 데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힐다의 여유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웠고, 또 어떻게 보면 본능적으로 유지되는 종류의 것이었다.
급하게 발을 동동 구르며 머리가 잘 안 돌아갈 상황에서도 그녀는 여유로움을 유지하며 나름대로의 해답을 내놓겠지.
[ 명쾌한... 단순한? ]
힐다는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했다. 막 입학한 시절부터 졸업을 압둔 지금까지 힐다에게 있어 일관된 것이 무엇이겠느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그렇게 대답했다. 힐다는 단순명쾌하고, 이리저리 꼬아서 생각하거나 뭔가를 질질 끄는 것을 싫어한다고. 말 그대로 힐다는 이유도 없이 복잡한 것도, 그걸 억지로 풀어내는 과정도 좋아하지 않았다. 힐다는 답이 명쾌하게 정해져 있는 것을 좋아했고, 바로바로 답할 수 있는 것을 좋아했다. 오랜 시간을 고민해야 알 수 있는 문제나 아무리 생각해도 공감하기가 어려운 문제를 마주할 때면, 힐다는 답답함에 분통을 터뜨렸다.
힐다는 그 단순명쾌함 때문에 실수를 많이 저지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실수를 나름대로 적절하게 수습하기도 했다. 자신이 이렇게 단순하다를 어필이라도 하듯이 앞뒤가 훤이 읽히는 정석적인 논리를 펼친다거나, 가끔은 어이가 사라지는 그런 주장을 한다거나. 적어도 그리핀도르 학생들에게는 그런 면모가 호감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지 그녀의 단순함이 우스운 걸지도.
[ 활발하고 사교적인... 종잡을 수 없는? ]
힐다는 무척이나 활달한 사람이었다. 과제나 수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니 남아도는 시간과 에너지를 모조리 노는 데에 투자하겠다는 듯, 그녀는 장난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쏘다니고 다녔다. 장난을 좋아했고, 친한 사람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했다. 시끌벅적한 일이 있다면 그 중심 어딘가에서는 항상 힐다를 찾을 수 있었다. 구경꾼이든, 아니면 장난의 당사자든 간에. 그만큼 힐다는 그리핀도르 학생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먼저 시비를 걸지 않는 이상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가며 말을 붙였다.
그럼에도 힐다는 가끔씩 그 좋아하는 장난도 마다했고, 누군가 수다를 걸려 해도 건성건성 대답하곤 했다. 그런 날의 힐다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용한 곳을 찾았고, 사람들을 멀리하며 어딘가에 틀어박혔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기에 주변인들도 이런 날의 힐다에게는 맞춰주기 힘들어 했다. 하루 종일 그러는 것도 드문데다 정말 가끔씩만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런 종잡을 수 없는 힐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 담담한... 초연한? ]
그런 힐다도 언제나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가끔씩은 그녀의 눈에서 붉은 빛 보다는 회색 빛이 보이는 때가 있었다. 여럿이 있을 때보다는 혼자 있을 때, 저녁보다는 아침과 새벽에. 정말 가끔씩 그녀는 색채를 잃은 것처럼 굴었다. 그럴 때면 그녀는 마치 무채색으로만 칠해진 사람처럼 굴었으며, 그렇게 좋아해 마지않던 퀴디치나 빗자루 비행에도 시큰둥해져 옆으로 치워놓기만 했다.
힐다는 그렇게 때때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한 발자국 뒤에서, 마치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극장에서 관람하는 태도를 보이고는 했다. 그것은 담담함이라 볼 수 도 있겠으나 어쩐지 포기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또 어떻게 보면 차가운 분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감정이 무엇이었든, 확실한 것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이런 날이 많아져 간다는 것 뿐이었다.
[ 입이 무거운... 비밀스러운? ]
힐다는 입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그녀는 자신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 판단되면, 그 비밀을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발설하지 않았다. 이 점이 바로 힐다가 좋은 상담 상대가 되기 시작한 직접적인 이유였다. 힐다는 경청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었고, 작은 조언이나 위로를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쏟아진 설움 섞인 정보에 대해서는 묵묵히 입을 다물어 주었다. 힐다에게 털어놓은 비밀은 교내에 퍼져 돌아다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그녀의 친구들은 무언가 쏟아내고 싶을 때마다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힐다의 무거운 입은 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매일같이 수다를 떨어 대면서도 그녀에 대한 정보를 흘리지 않았다. 힐다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안았으나, 그녀 자신의 속내는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않았다. 그것에 의문을 느꼈던 이들은 점차 힐다를 찾지 않게 되었고, 몇 년 전보다 힐다를 찾는 사람은 확연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기타
I. Hilda
힐다의 혈액형은 A형, 별자리는 양자리, 탄생화는 우엉, 탄생석은 그린 다이아몬드.
II. Family
힐다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남에게 잘 하지 않았다. 그나마 막 입학한 직후엔 조금씩이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곤 했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않아 멈추었다. 학년이 더해갈수록, 그녀는 개인사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1학년 때부터 학기가 시작하는 날이나 끝나는 날이나 승강장에서의 힐다는 항상 혼자였고, 가족이나 보호자로 보이는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데 본인이 말하질 않으니 그녀의 가족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이 참 많았으나, 그 누가 물어오더라도 그녀는 자연스럽게 주제를 틀어버릴 뿐 제대로 된 답을 해주는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교수를 제외하면 학교에 그녀를 잘 아는 사람은 빈말로라도 있다고 보기가 어려웠다. 학생들이 알 만한 정보는 단편적인 정보 뿐이었다. 그녀의 외형이 어느 고명하신 순혈주의 가문의 유명한 일원들과 똑 닮았다는 것, 그리고 어머니가 호그와트 출신이었다는 것, 마지막으로 힐다의 성은 적어도 순혈 가문의 그것은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녀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서는 입에 일절 담지 않는 것과는 정 반대로, 힐다는 자신의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호그와트의 누구나 알 만큼 떠들고 다녔다.
힐다가 3학년이 되면서 기르기 시작한 힐다의 반려동물은 다름아닌, 로키라는 이름의 까마귀였다. 그녀가 처음 로키를 호그와트에 데려왔을 시절에 힐다는 매일같이 선배, 후배, 동기들에게 자신의 반려동물이 얼마나 귀엽고 똑똑하고 영리하고... (중략) ...예쁜지 매일같이 자랑하고 다녔다. 그 덕에 그 시절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힐다의 로키를 모르면 그리핀도르 학생이 아니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을 정도였다는 모양
지금은 그 때처럼 온 세상에 광고를 해대며 돌아다니지는 않지만, 힐다가 팔불출 주인이라는 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III. Like &Hate
힐다는 그 어떤 것보다도 검은색을 좋아했다. 누군가 그 이유를 물어보면 그녀는 대뜸 모든 것을 덮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비슷한 이유로 힐다는 하얀색 역시도 좋아했지만, 왜인지 힐다의 물건 중에는 검은 색에 가까운 물건만 있을 뿐 하얀색인 것은 잘 찾아볼 수가 없었다.
힐다는 반대로 갈색과 분홍색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 자신과 갈색, 분홍색이 무척이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눈 색이자 애정하는 그리핀도르 기숙사의 상징 색인 붉은 색과 참 가까운 색이었지만, 힐다는 그 두 색에 조금의 애정도 없는 것 같았다. 힐다의 선호 취향이 무채색인 점을 생각해도 유난히 그녀는 그 두 색을 좋아하지 않았다.
힐다는 영 동물들과 친하지 않았다. 고양이, 강아지, 토끼, 햄스터... 다른 사람들이 귀엽다며 좋아하는 동물이라도 그녀는 좀처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동물들 입장에서도 그런 힐다의 마음을 아는 것처럼 그녀에게는 심드렁하거나 거부의 반응만을 보였다.
그런 힐다가 유일하게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동물들이 바로 조류, 새들이었다. 그녀는 새를 무척이나 동경하고 사랑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새라면 무엇이든 종류를 가리지 않고 사랑했지만, 기르고 있는 반려동물 로키의 종이 까마귀인 만큼 특히나 까마귀나 레이븐 같은 종류의 새들에는 더 애착을 가졌다. 누군가가 또 왜 그런 거냐고 물으면, 힐다는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자신과 닮아서 그렇다 대답했더라지. 까마귀와 레이븐 다음으로는 올빼미와 부엉이를 좋아했긴 하지만, 로키와 함께 있을 때에는 로키를 위해서 가까이 가는 것은 꺼리는 편이었다.
또 힐다는 새를 동경하는 만큼이나 퀴디치를 좋아했다. 퀴디치 경기를 관람하거나 중계를 보는 것, 이야기를 듣거나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아했지만, 그런 것들 보다는 직접 몸을 움직혀 게임을 플레이하는 쪽을 훨씬 더 선호했다. 힐다 자신이 퀴디치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라 프로 경기에서 나올 법한 드라마틱한 득점과 스니치 포획 같은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힐다는 퀴디치를 좋아했다. 비행을 할 때의 스릴을 특히나 사랑했기에 힐다가 주로 잡는 포지션은 수색꾼이었으나, 사실 객관적으로 그녀가 가장 잘 하는 포지션은 파수꾼이었다.
힐다의 성격이 무색하게도 퀴디치 이외의 다른 마법사들의 유흥거리들은 힐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다른 학생들이 돈까지 걸어 가며 마법사 체스의 열을 올려도, 온갖 맛이 나는 강낭콩 젤리에 여럿이 단체로 고통받고 있을 때도 힐다는 옆에서 구경만 할 뿐, 다른 학생들이 그러는 것처럼 열중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
다이애건 앨리나 호그스미드에서 한바탕 쓸어담아 조달해온 마법 장난감들과 간식들로 치는 장난에도 단지 웃음을 터뜨리며 농담을 몇 마디 던지고 더 격렬한 장난을 위한 조언 몇 마디 던지는 게 다일 뿐, 빗자루를 내려놓고 지상으로 돌아온 힐다는 그 이상의 열정을 보여주는 일이 없었다.
힐다는 기름진 음식을 좋아했다. 예를 들자면 고기라거나, 고기, 아니면 고기, 그리고 고기와, 또 고기가 있을 수 있겠다. 그 중에서도 힐다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로스트 비프였다. 기름진 음식 만큼이나 달달한 음식도 좋아했는데, 어쩌면 힐다의 활동량이 많은 편이니만큼 몸에서 열량이 높은 음식을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지.
힐다가 호그와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을 꼽자면 당연 그녀의 기숙사 방일 것이었다. 그녀의 기숙사 방은 다른 학생과 나누어 써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호그와트에서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었던 데다, 사랑하는 반려동물 로키가 주로 머무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힐다는 매일같이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학생들과 수다를 떨었지만 그럼에도 마음을 둔 장소는 조용하고 때로는 한적한 곳이었다. 기숙사 방을 제하자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도서관일지도. 공부와 담을 쌓은 성적을 내는 힐다에게 그런 곳이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힐다는 항상 그 분위기가 좋다며 시원스레 웃어보이곤 했다. 비가 오는 날이라 빗자루를 타러 나갈 수 없는 날 도서관 구석에서 그녀를 찾아내면, 항상 그녀는 그런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IV. etc
힐다의 성적은 좋게 봐 줄래야 봐 줄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실기도 필기도 엉망인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차라리 몸으로 부딪혀서 성적을 얻는 실기 과목이 나을 정도로 필기 과목들의 성적은 최악을 달렸다. 그나마 출석이나 과제를 빼먹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빼먹지만 않을 뿐 수업을 듣는 태도나 과제 내용은 또 답이 안 나오는 수준이라 다행이라고 할 수 없을지. 여유롭다 못해 나태한 힐다의 성정 탓에, 힐다의 과제는 제출 마감일 직전까지 텅텅 비어있다가 벼락이라도 친 듯 급하게 채워지기 마련이었다.
힐다의 성적은 특히나 학년이 올라갈 수록 무슨 포물선이라도 그리듯 아름다운 하향 곡선을 그렸으니, 힐다를 1학년 시절부터 알아온 교수님들은 머리를 짚으며 한탄처럼 내뱉고는 했다. 저 애가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어쩌다 저 지경이 되었담!
그러나 별 수가 있을까. 힐다는 이미 공부에 관심을 잃은 지 오래인 것 같은걸. 성적표가 나오는 날에도 처참한 성적에 아랑곳 않고 웃으며 빗자루를 잡고 허공을 박차는 모습이 어찌 보면 뻔뻔하다고까지 보였다. 이제 곧 졸업인데 도대체 저 성적으로 어딜 가서 뭘 어떻게 벌어먹고 살려고. 주변인들은 걱정 섞인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힐다는 언제나 그런 잔소리들을 자연스럽게 한 귀로 흘려버리고는 했다.
3학년 이후 선택과목은 머글 연구,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힐다의 O.W.L 시험 결과는
마법 - A
마법약 - P
변신술 - A
약초학 - P
어둠의 마법 방어술 - A
천문학 - P
마법의 역사 - P
머글 연구 - A
신기한 동물 돌보기 - A
평소 힐다의 시험 점수를 생각하면 그래, 이 정도도 참 감지덕지에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점수였지만, N.E.W.T 후속 시험을 볼 엄두도 못 내게 망쳐버린 탓에 힐다는 열심히... 아니, 설렁설렁 재시험을 준비할 뿐 N.E.W.T 준비는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O.W.L 재시험 준비라도 제대로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라, 힐다가 도대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뭘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또 그녀의 가족들은 대체 뭘 어쩌고 있는지가 힐다의 상담을 맡은 교수님들의 주된 화제라고.
힐다의 침대맡에는 반짝이는 물건들이 꽤나 많았다. 딱히 화려한 것에 관심이 없는 힐다의 침대맡에 이런 것들이 있는 이유는 바로 그녀의 반려동물 로키였다. 물론 로키는 마법사의 반려동물이니만큼 힐다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훈련이 잘 되어, 남의 물건을 막 훔쳐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까마귀는 까마귀였기에, 남의 물건을 훔치진 않아도 주인이 없는 것 같은 쓰레기나 길바닥에 떨어진 반짝이는 것들을 죄다 물고 돌아왔다. 수업을 듣고 돌아오면 뭔가가 하나씩 늘어나 있는 통에 힐다의 침대 맡은 도저히 깔끔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로키가 그럴 때마다 힐다는 로키를 흘겨보았지만, 영리한 까마귀가 무엇이 문제냐는 듯 울어대면 힐다는 항상 졌다는 듯이 웃어넘겨버렸다.
가끔씩은 누군가가 잃어버린 악세사리나 시클, 갈레온 같은 분실물도 모조리 주워 오는 바람에 힐다는 그리핀도르 학생들의 분실물을 찾아주는 소일거리도 하곤 했다.
힐다는 요리를 무척이나 잘 했다. 물론 요리사 만큼이나 전문적이고 정교한, 굉장한 요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상적인 요리나 디저트 베이킹을 나름 보기 좋고 맛도 좋게 만들어냈다. 아직 힐다가 자신에 대해서 입을 다물기 전에 누군가에게 털어놓았던 정보에 따르자면, 그녀의 어머니가 집안일에 심각하게 서투른데다 아버지는 바쁘기에 스스로 밥을 챙겨 먹는 일이 많았다는 듯 하다.
비슷하게 힐다는 나름 야무지게 집안일을 해내는 편이었다. 그놈의 게으른 성정 탓에 좀처럼 힐다가 뭘 하는 법이 없어서 문제였지, 일단 강제로 힐다에게 청소 도구를 들려주고 하라고 시키면 시킨 것 이상으로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호그와트에서는 집요정들이 몰래 일을 끝내놓아 뭘 더 할 일이 남아있지 않기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힐다는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다가가 말을 트는 편이었다. 정말 심하게 싸워 원수지간까지 간 사이가 아닌 이상에야 힐다가 남에게 벽을 치며 성으로 부르는 일은 잘 없었다. 학생이라면 누구에게나 반말을 했고, 처음 보는 사이라도 몇 번 말을 섞었다 싶으면 바로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게 제 딴에 빨리 친해지기 위한 방법이었기에, 상대가 원하는 호칭이 있으면 최대한 상대에게 맞춰주었다. 힐다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여 마음이 상할 만큼 힐다가 속이 좁지는 않았으니까.
텍스트 관계
관계명: 퀴디치 라이벌
캐릭터명: 엘시노어 노던라이츠, 힐다 R. 워커
내용: 한 쪽이 빗자루에 오르면 다른 쪽도 올라타고, 한 쪽이 퀴디치를 하고 있으면 다른 쪽도 따라가서 하기 시작한다. 힐다는 수색꾼과 파수꾼을, 엘시노어는 몰이꾼을 주로 하지만, 상대가 플레이 중이라면 포지션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 빗자루 위에서 하는 경쟁만큼 짜릿한 건 없으니까! 빗자루 아래에서는 또 사이가 나쁘지 않은 편인 것이 신기한 관계.